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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은 대접 받을때 사고, 대접 받으며 파는 것

by Richone 2024. 1. 14.

“ 부동산 중개소만 가봐도 현장 분위기를 알 수 있다 ”

 

/ unsplash

 

부린이로서 처음으로 부동산 중개소의 문을 열고 들어설 때의 그 막막함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것이다. 성격이털털한 사람은 그나마 다행인데, 평소 조용하고 소극적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한 걸음만다가가면 상대가 먼저 다가온다.

 

먼저 부동산 중개인이 어떤 비즈니스를 하는지 이해하면 대화를 더 유연하게 시작할 수 있다. 중개인의 역할은말 그대로 부동산을 매도하는 사람과 매수하는 사람을 연결해 줌으로서 그 수수료를 받는것이다. 늘 그렇듯이 상대방과 나의 입장과 위치를 먼저 파악하면 모든 일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아래는 아파트 거래 수수료율이다. 

 

 

수수료가 너무 과도해지거나 너무 저렴하여 중개 비즈니스가 문제가 되지 않도록 국토부를 포함해 법률로 정한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중개라는 것은 어떤 것을 파느냐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정해지는 법이다.

 

만약 여러분이 세상에 하나뿐인 다이아몬드를 가진 사람과 그것을 사고 싶은 귀부인들을 연결해 주는 중개인이라면? 아마 여러 가지 이유로 사려는 사람이 훨씬 많을 것이다. 이처럼 수요자가 많으면 중개료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여러 사람들이 팔고 있는 평범한 빵을 제조사와 소비자 사이에서 중개한다면 그 중개 수수료는 낮게 매겨질 것이다. 이처럼 중개수수료는 그 중개물의 가치에 따라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매겨지는 것이다.

 

위와 같이 매매하는 아파트의 가격에 따라서 수수료의 요율도 조금씩 다르다. 그런데, 과연 중개인 입장에서 들이는 시간 혹은 노력은 다를까? 3천만원짜리 아파트라 하여 네이버에 매물 올리는 시간이 다를까? 수수료는 조금 더 쌀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내가 아는 범위에서는 3억짜리와 5억짜리의 매물 게시 수수료가 큰 차이가 날 것 같지는 않다.

 

3천만원짜리 아파트는 어떨까?

 

 

 

 

 

상태도 좋지 않고 외진 곳에 있을 것이다. 그러면 저걸 중개하기 위해서 손님을 모시고 차를 몰고 가보니, 벽지는 다 뜯어져 있고 천정은 곰팡이가 뒤덮어 퀘퀘한 냄새가 진동할 수도 있다. 그렇게 고생하고 여러 손님을 받아서 겨우 매매를 성사해내면 얼마를 받을까? 매도인으로 부터 18만원 받는다. 매매수 모두 진행한다면 36만원이다.

 

반면에 9억짜리 집이라고 네이버에 매물 올리는 시간과 노력이 다를까? 비슷하다. 그리고 9억 정도 되는 집이라면 그래도 번듯할 것이고, 매수를 하려는 사람도 매도하는 사람도 어느 정도 상식선에서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는 거래는 안 할 것이다.

 

3천만원 집 주인이 진상일지, 9억짜리 집 주인이 진상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쨌든, 3천만원짜리와 똑같은 노력을 하였다면, 중개사는 얼마를 버는가? 450만원을 번다. 매도, 매수 모두 진행한다면 900만원이다. 무려 3천만원 짜리 매물을 중개한 것보다 25배 많은 금액이다. 그렇기 때문에 주변 중개소와 경쟁이 더 치열할 것이다. 하지만 이건 자본주의의 속성이다. 어디든 경쟁이 아예 없으랴.

 

 

 

 

 

 

그리고, 2022년처럼 거래절벽기가 오면 매도자는 마음이 급하다. 사정이 있어 급매를 내놓으며 가격을 최저가로 하면서도 더 빨리 매도하기 위해 중개인에게 웃돈을 주겠다고 할 수도 있다. 법적 허용 문제를 떠나 그분 입장에서는 더 큰 손실을 피하기 위해 중개 프리미엄을 주겠다는 것이다.

 

반대로 거래가 활성화되기 시작하면 모든 매도 매물이 게눈 감추듯 숨어서 중개인들은 골머리를 앓는다. 집주인 모두가 호가를 높이고 안 팔겠다고 한다. 집조차 안 보여 준다. 어제 팔겠다고 한 사람도 오늘 매수자가 있다고 하면 3천만원을 그 자리에서 올린다. 여러 중개소에서 그 집을 사겠다고 전화를 많이 했음에 분명하다.

 

이렇게 중개인은 또 애가 탄다. 그렇게 매물이 사라진 아파트 단지의 중개사는 이제 작업을 하기 시작한다. 생업을 위해서 2년 혹은 3년 전에 받은 소유자의 전화번호를 찾아서 매도 의사가 있는지 묻고는 한다.

 

 

 

 

 

 

이렇듯 중개인의 손님을 대하는 자세는 그때그때 다를 수 있다. 그 뿐이 아니다. 요즘은 온라인 중개 플랫폼까지 나서서 반값 중개료, 혹은 매도자 중개료 없음을 내세워 중개사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제 다시 매수자 혹은 임장을 하는 부린이로서 중개소에 들어서는 그 장면으로 돌아가 보자. 만약 문을 열고 들어 갔는데, 몇몇 손님들이 종이컵을 들고 떠들면서 소파에 앉아 있고 중개사는 분주하게 뛰어다니고 계약서를 쓰고 있다면 조용히 나오는게 좋겠다. 혹은 연락처 정도는 남겨 두는것도 좋은 생각이다.

 

만약에 중개소의 문을 살며시 열었을 뿐인데 중개사나 실장이 버선발로 달려 나와 반긴다면 그곳은 매매나 임대 계약이 얼어붙은 곳임에 틀림없다. 그럼 우리는 언제 매수를 하는게 좋을까? 여기에 유명한 충고가 있다.

 

/ unsplash

 

“ 부동산은 대접 받을때 사고, 대접 받을 때 파는 거다”

 

이게 무슨 말이냐? 시장이 얼어붙어 중개소가 문 닫을 지경이 되면 매수자로서는 극진한 대접을 받을 것이다. 없는 프리미엄 커피도 사 와서 대접할 것이 분명하다.

 

그럴 때 사는 게 낫고, 매수자가 많은데 모두가 팔지 않고 호가를 높여 버티려 할 때는 오히려 적당한 가격에 팔겠다고 하면 중개인에게 대접 받으면서 팔 수 있다. 문제는 하락기에 살 수 있는 용기가 있는가, 상승장에서 미련 없이 던질 용기가 있는가 하는 마인드 싸움이다. 결국 돌고 돌아 가장 기본인 마인드로 돌아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