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담보대출의 이해
대출은 남의 돈을 빌리는 것이다. 이 책에서 주로 다루는 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이다.
요즘은 줄여서 ‘주담대’ 라고도 한다. 유투브를 보다 보면 금리는 아파트 시세에 영향을 못 준다고 말하는 분도 있고, 금리와 반비례한다는 분도 있다. 왜 같은 현상을 두고 이렇게 의견이 엇갈리는 걸까? (이 책을 쓴 당시는 23년 1월~3월)
의견이 갈리는 만큼 조심스럽지만, 그때 그때 다르지 않나 조심스럽게 생각한다. 아파트 시세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따지고 보면 너무 많다. 그리고 그 아파트가 어디에 있는 어떤 아파트냐에 따라 다르기도 하다. 즉 개별성도 크다. 그리고 부동산 상승장 초입인지 아니면 너무 많이 올라서 부담이 되는 시점인지에 따라 금리가 미치는 영향은 분명히 다를 것이다. 여러분도 아주 건강할 때 걸리는 감기와 밤새 일하고 체력적으로 힘들 때 걸리는 감기는 몸의 반응이 다를 것이다. 아래에 다루는 사례는 이와 별도로 대체적인 상황을 다룰 것이다.
금리변동과 부동산투자 사례
금리가 투자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사례를 한번 살펴 보자.
여러분이 4억을 주고 아파트를 산다고 가정해 보자. 아시는 바와 같이 집을 매수한다는 것은 취득 비용이 든다. 그리고 대출금리에 따라 이자도 내야 한다. 금리에 따라 아래표에 정리해 보았다. (단, 주담대는 30년 변동 금리, 만기 일시 상환이라 가정)
4억 매수가 중에서 2억 4천만원은 2% 금리로 대출 받았고, 그 집에 보증금 5천만원/ 월세 80만원으로 임차인을 받았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면 여러분의 순수 투자금은 1.16억이다. (4억(매수가) + 6백 (취득비용) - 2.4억(대출) - 5천(보증금))
연간 월세로 버는 금액은 960만원 정도가 될 것이다. (중개료와 월세 소득세는 편의상 제외) 그리고 주담대로 돈을 빌렸으니 은행에 이자를 내야한다. 월 40만원을 주면 되니, 1년간 총 이자금액은 480만원이다. 월세 960만원에서 이자 480만원을 빼면, 연간 순소득은 480만원이 된다.
∴ 투자금 대비 연간 수익률 = 480만원 / 1.16억 = 4.14%
연간 수익률은 약 4.14%이다. 아파트는 시세 차익을 노릴 수 있는 투자처이므로, 이 정도면 나쁘지 않은 수익률이라 볼 수 있다. 금리가 2% 일때 돈을 은행에 맡기면 1% 대의 이자를 받을 것이다. 왜냐하면 은행은 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가 수익원인데, 대출은 2%로 해 준다는 것은 여러분의 예금은 1% 수준이란 얘기일 것이다.
갑작스런 금리의 변동 발생
그런데, 갑자기 경기 변동이 발생하고 해외에서 큰 문제가 발생하여 금리가 치솟게 되었다. 그래서 은행 대출 금리가 5%로 올라가면 되면 수익률은 어떻게 될까?
받고 있던 월세는 연간 960만원인데 이자는 연간 1,200만원이다. 반면에 은행도 대출이자가 상승하니, 이자 입을 더 일으키기 위해 고객으로부터 예금을 더 많이 받으려 할 것이다. 은행끼리 경쟁하다 보니 예금이자는 어느새 4%가 되었다.
만약 이 아파트의 순 투자금인 1.16억을 은행에 예금한다면 연간 약 460만원을 벌 수 있다. 그와 반대로 투자금이 크게 묶인 상태에서 매년 240만원 손해를 보고 있으니 더욱 암담할 것이다. (잠재적 손실은 연간 240만원 + 460만원임)
존버도 능력이다
그래도 여러분이 급여를 받는 근로자라면 다행이다. 매달 20만원 수준의 금액 정도만 손해 보면서 버티면 된다. 하지만, 이렇게 금융 위기 상황이 오면 회사도 위험하다. 우리나라 기업의 약 70%는 수출과 관련이 있는데, 직장인이라고 온전할 리가 있을까?
그러던 어느 날, 세입자로부터 전화가 온다. 그 세입자는 회사가 파산하여 실직했고, 다른 지역으로 이사 갈테니 보증금을 돌려 달라고 한다. 그러면 여러분은 당황할 것이다. 당장 세입자의 보증금 5천만원을 구해 주어야 한다. (더군다나 집이 여러채라면 ㄷㄷㄷ)
차라리 집이 없었으면 싶을 지경이다.
부채의 역습
부동산 중개인에게 문의하니, 요즘 경제가 어려워져서 월세 세입자도 구하기 어렵다고 한다. 당장 5천만원을 구할 수 없어, 집을 매도 하겠다고 하니 중개인은 몇 달째 중개소도 파리만 날리고 있다고 푸념을 한다.
얼마 전까지 최고가 5억까지 팔렸는데, 이젠 2억 5천에도 매수하려는 사람이 없다.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 매달 20만원씩 손해를 보는 아파트를 누가 매수할 것인가, 이러니 매수 심리까지 심각하게 낮아진 것이다.
세입자도 못 구하고, 매수자도 못 구하고 세입자에게 돌려줄 돈 5천도 못 구한다면, 최악의 경우 이 집은 경매 처분이 된다. (최근 거래 절벽기에 이런 일이 많이 발생했다. 세입자를 보호하는 임차권등기명령 제도는 시장을 더 해결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몰기도 했다.)
혹은 급매로 2.4억에 매도를 한다 해도 문제이다. 왜냐하면 은행에서 빌린 돈이 2.4억이다. 그 돈은 매도하면 반드시 갚게 되어 있으니, 세입자에게 돌려줄 돈 5천만원은 여전히 빚으로 남는 셈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가진 소유자들이 늘어 난다고 생각해 보자. 그러면 과연 아파트 시세가 기존처럼 4억~5억으로 유지 가능할까?
잘 생각해 보라. 여러분은 실거주 소유자라서 상관없다고 말하지만, 여러분의 집보다 인테리어도 좋고 로열층에 뷰도 좋은 집이 저런 상황에 처해서 급매로 팔려고 하는데, 여러분의 집을 누가 4억이나 5억에 사줄 것인가?
이렇듯, 여러분의 아파트 시세는 여러분이 정하는 게 아니라, 여러분 이웃 중에서 제일 급하게 매도하는 사람과 이를 매수하는 사람이 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투자자가 너무 많이 매수한 아파트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여러 채 가진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렇게 상황이 어려워지면, 그 집을 던지듯이 낮은 가격에 매도하고 전체적으로 위험 부담을 낮추려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면에 실거주 투자로 거주하는 사람이 많은 아파트는 아무래도 이런 시기에도 버티려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나는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월세를 기반으로 설명하였으나, 이 금리는 전세에도 비슷하게 적용할 수 있고 실거주 투자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결국 그 어떤 투자도 금리와 무관할 수는 없다. 결국 투자 수익률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비록 은행에서 빌리지 않고 내 돈을 사용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기본적으로 돈은 기회비용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기회 비용: 이 돈을 여기가 아닌 다른 곳에 투자했을 경우 발생할 잠재적 이익)
하지만, 아파트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모든 시장 참여자의 심리가 과열될 때는 금리가 오르는 것도 무시하면서 가격이 상승할 때도 있다. 이것은 이상현상이니 항상 주의하도록 하자.
결론적으로 보자면, 투자금의 조달 비용과 기회비용 측면에서 금리는 큰 영향을 미치므로, 아파트 시세가 이로부터 자유롭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본다. 하지만 향후 6개월 내 금리가 하락할 것이 어느 정도 예정되어 있다면 그 기간 동안 이자를 손해 보더라도 선매수하려는 사람들이 나타날 수 있으니, 전후좌우 맥락을 가지고 판단할 필요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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