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 버핏과 부동산 투자의 원칙 (22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

이번 부동산 하락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고생을 하였고, 누군가는 강제로 보유 자산을 매도했다. 그걸 옆에서 보고 있는 나도 불안함을 느꼈고 마음도 편하지 않았다. 우리는 늘 이럴때 마다 생각해 볼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기준'이다. 기준이란 정답이 없다. 그저 내가 정하고 따를 뿐이다. 나 역시 그 기준을 오버해서 지금 사서 고생하고 있지만, 잊어버리곤 하지만 다시 깨닫는다. "내 기준을 지켜야겠다." 

 

여기 그런 기준이란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얘기가 있다. 누구보다 유명하고 존경받는 우리의 버핏옹이시다.

 

책 '투자도 인생도 버핏처럼' 의 일부를 옮겨보겠다.

 

 

버핏이 농장을 구매한 건 1986년입니다. 버핏은 오마하 인근에 있는 400에이커(약 49만 평) 규모의 농장을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로부터 사들였습니다. 가격은 28만 달러(약 3억 6,400만 원)로 은행이 농장을 담보로 대출해주었던 금액보다 훨씬 적었습니다.

 버핏은 농장 운영에 대해 아는 게 없었지만, 농사를 좋아하는 아들 하워드 버핏(Howard Buffett)에게 농장에서 산출되는 옥수수와 콩의 양, 농장 운영비용을 배운 후 농장에서 나오는 수익이 농장 가격의 약 10%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또한 시간이 지나면 산출량도 늘고 곡물 가격도 오를 것이라 생각했는데, 두 가지 예상 모두 맞았습니다. 28년이 지난 2014년, 농장에서 나오는 이익은 3배로 늘고 농장 가격은 5배 넘게 올랐습니다.

 버핏은 1993년에도 부동산에 투자했습니다. 버핏이 위기에 빠진 살로몬브러더스(Salomon Brothers)를 구하기 위해 CEO를 맡았을 때, 회사 건물 소유주였던 래리 실버슈타인(Larry Silverstein)이 알려준 부동산 매물이었습니다. 정리신탁공사(Resolution Trust Corp)가 매각하는 뉴욕대학교 부근 상가였는데, 상업용 부동산 거품이 붕괴하자 정리신탁공사가 저축 기관들의 자산을 처분하기 위해 내놓은 것입니다.

  이번 부동산도 대출금이 없을 때 수익률은 농장과 비슷한 연 10%였습니다. 그런데 정리신탁공사가 부동산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기 때문에 공실을 임대하면 수익이 늘어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전체 공간의 20%를 임차한 세입자가 내는 임대료는 건물 평균 임대료의 10분의 1에도 못 미쳤습니다. 9년 뒤 임대 계약이 만료되면 수익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고 부동산의 위치도 최고였습니다. 맨해튼 시내 한복판에 있는 뉴욕대학교가 옮겨갈 일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기존 임대 계약이 만료되자 수익이 3배로 늘었고 매년 받는 분배금이 투자 원금의 35% 이상이라고 버핏은 얘기했습니다.  

 

생산성 있는 자산인가?   

버핏이 부동산 투자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두 건의 부동산 투자를 통해 투자의 기본을 설명하기 위해서입니다.

첫째, 자산의 미래 생산성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버핏은 자산의 미래 이익을 대충이라도 추정하기 어렵다면 포기하고 다른 자산을 찾아보라고 말합니다.

2022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총에서도 버핏은 생산성을 통해 농장과 아파트, 비트코인을 비교한 적이 있습니다. 만약 미국의 모든 농지나 모든 아파트의 지분 1%를 사라고 하면 당장이라도 250억 달러를 내고 사겠지만, 세상의 모든 비트코인을 25달러에 사라고 하면 사지 않겠다고 발언한 겁니다. 당시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7,000억 달러가 넘었는데도 말입니다.

 버핏의 말인즉슨, 비트코인은 아무것도 생산하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누구에게라도 되팔아야 한다는 이유였습니다. 버핏은 식량을 생산하는 농지, 임대료가 나오는 아파트 같은 생산적 자산과, 아무것도 생산하지 못하는 비트코인 같은 비생산적 자산을 구분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2022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

 

Q: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한 당신의 견해에 변화가 있나요?

 

버핏: 비트코인에 관한 질문에는 대답하면 안되지만 그래도 대답하겠습니다. 이 주주총회를 지켜보는 수많은 사람 중 비트코인 매수 포지션인 사람은 많지만 매도 포지션인 사람은 거의 없으며, 누군가 자기 숨통을 막아주길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나는 비트코인 투자자들을 비난하고 싶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내 숨통을 막길 바라지 않으니까요.

 

이 방에 있는 사람들이 미국의 모든 농지를 소유하고 있는데 그 지분 1%를 사라고 내게 제안한다면, 나는 오늘 당장 250억 달러를 내고 미국 농지의 1%를 소유하겠습니다. 여러분이 미국의 모든 아파트의 1%를 소유하고 있는데 그 지분 1%를 사라고 내게 제안한다면, 이번에도 나는 250억 달러를 내고 미국 아파트의 1%를 소유하겠습니다. 아주 간단합니다. 여러분이 세상의 비트코인을 모두 소유하고 있는데 25달러에 사라고 내게 제안한다면, 나는 사지 않겠습니다. 내가 그 비트코인을 어디에 쓰겠습니까? 나는 그 비트코인을 어떤 식으로든 되팔아야 합니다. 여러분 말고 누구에게라도 팔아야 합니다. 쓸모가 없으니까요.

 

 아파트에서는 임대료가 나오고 농지에서는 식량이 나오지만 비트코인에서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습니다. 내가 비트코인을 모두 소유한다면, 15년 전에 존재했는지 안 했는지도 모르는 그 비트코인 창시자는 비트코인에 관한 추리소설을 써낼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비트코인을 처분하려고 하면 사람들이 말하겠지요.

“내가 왜 비트코인을 사야 하나? 이름을 버핏 코인이라고 하면 어떤가? 무슨 일이든 해보게. 하지만 그 대가를 자네에게 지불하지는 않겠네.”

 

사람들은 흔히 망각하지만 숫자와 방정식은 매우 유용한 도구입니다. 

 

역사 기간 내내 유용한 도구였습니다. 일부 자산은 산출물을 내지 못해도 가치가 있습니다. 훌륭한 그림은 아마 500년 후에도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유명한 화가의 그림이라면 그럴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피라미드를 사면 관광객들에게 보여주고 돈을 받을 수 있습니다. 피라미드는 유명한 고대 유적이어서 사람들이 소문을 듣고 구경하러 올 것입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가치 있는 자산이 되려면 그 자산에서 산출물이 나와야 합니다.

 미국에서 받아주는 화폐는 하나뿐입니다. 우리는 버크셔 코인이나 버크셔 머니 등 무엇이든 만들어낼 수 있지만, 이것을 돈이라고 부르면 곤경에 처합니다. 진짜 돈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미국 정부의 화폐뿐입니다. 미국의 남녀노소가 1인당 평균 약 7,000달러씩 보유해서 합계 약 2조 3,000억 달러에 이르는 종이 쪼가리들이 어딘가에서 떠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버크셔 머니가 달러를 대체하리라 생각하는 사람은 제정신이 아닙니다. 어쨌든 산출물 없는 자산의 가격이 1년, 5년, 10년 뒤 오를지 내릴지 나는 알지 못합니다.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이런 자산은 증식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온갖 물건에 마술을 걸어놓았습니다. 월스트리트가 하는 일이 마술을 거는 일입니다. 그래서 보험회사를 기술회사로 둔갑시킵니다. 이 보험사에서 수십 명이 막대한 돈을 조달하면서 말합니다. “우리가 보험 상품을 판매한다는 사실은 무시하십시오. 우리는 기술회사입니다.” 마침내 이들은 보험 상품을 대규모로 판매했고 이후 큰 손실을 보았습니다. 회사를 잘 통하는 방식으로 치장하면 남들의 돈을 먹을 수 있습니다.

 

:: 매우 매력적인 책이다. 투자자의 인생도, 그의 철학도 해킹 가능한 책. 우리는 매일 내 집 시세가 올랐나, 거래는 터졌나 이런 것만 신경 쓰느라 나의 마음 나의 생각을 놓쳐가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럴 시간에 산책하시고 돌아와서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아 반식욕하면서 재즈를 한번 들어보시라. 그 모든 것을 끝내고 조용히 눈을 감고 한번 생각해 보자. 내가 신경 쓴다고 내 집 시세가 매일 매일 달라지는가를, 하루 종일 단톡방에서 어디가 올랐나를 쳐다본다고 내 집이 오르는가를. 우리는 우리의 마음이 더 중요한 자산임을 매일 조금씩... 잊어가고 있지 않은가를. 

책 - 투자도 인생도 버핏처럼 - 저자 김재현, 이건  

 

투자도 인생도 버핏처럼 - 예스24

 

 

제휴마케팅이 포함되어 있으며, 도서를 구매하면 커미션을 지급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