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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대체재에 대한 이해 (2022년 전세하락 복기)

by Richone 2024. 1. 22.

“ 대체제를 우습게 보면, 잊지 못할 고통을 느낄 수 있다 ”  

 

2022년 부동산 시장은 역대급으로 비정상적인 시장이었다. 미국 금리가 미친듯이 올랐는데,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전세가는 급속도로 떨어졌다. 전세의 대체재는 월세이다. 금리가 높아져서 이자 부담이 늘어나자 사람들은 월세를 찾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월세가도 높아졌고, 월세매물도 귀해졌다.

 

이렇게 재고시장(기축 아파트)의 전세가가 떨어지니 신규 입주하는 아파트의 잔금을 전세로 채울 생각이던 수분양자들이 그야말로 멘붕에 빠졌다. 게다가 이 시기에, 수원 매교역 인근과 성남 구도심에 신축 아파트들이 대규모로 입주까지 하였다. 여러가지로 경기 동남부권은 운이 안 좋았다.

 

 

이렇게 전세가가 빠지니 기존 주택의 전세만기를 맞은 소유자들 역시 멘붕에 빠졌다. 왜냐하면 이들 소유자들이 전세를 준 시기가 2020년 하반기이다. 이때는 임대차법으로 인한 전세매물 소진으로 역대급 전세가 상승과 이 틈을 노려 진입한 갭투자가 많았던 시기이다. 21년~22년 매매가 상승이 상당했다. 그런데 지금은 ‘고금리, 입주장, 최고가 전세의 만기’라는 역대급이 콤보로 만나 전세, 매매 모두 급락했다. 거기다가2022년 하반기에는 금리상승이 어디까지 갈지 누구도 예측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심리적으로도 두려웠을 것 같다.

 

그 뿐만이 아니다. 이웃들도 경쟁자로 변할 수 있다. 4년 전인 2018년 하반기에 전세를 준 임대인들은 2020년 하반기 평균보다 낮은 전세가를 주었기에 가슴을 쓸어 내렸다. 이들은 전세 갱신 혹은 신규 임차를 맞추더라도 낮은 가격에 전세를 줄 여유가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보니, 2020년 하반기의 전세계약을 22년에 갱신하는 임대인들보다 가격 경쟁력이 있었다. 경쟁에 밀려, 일부 갭투자자는 매도를 하거나 역전세를 크게 맞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2022년 하반기는 역대급 거래절벽 상황이어서 잘 팔리지도 않고, 다주택자 대출도 되지 않았다. 그야말로 사면초가였다.

 

 

그런데, 이쯤에서 여러분은 의문이 들 수 있다. ‘아니, 전문가들이 입주물량이 없다고 무조건 상승할 거라더니, 왜 이런 일이 발생하나요?’타당한 질문이다. 우리가 간과한 것은 시장이 정말 스마트하다는 것이다. 금리가 4%에서 향후 6%로 올라 갈 것 같으면, 전월세 전환율이 현재 5% 일지라도 그 월세(2년 고정)로 바꾸어 금리 상승의 리스크를 피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거기다가 적당한 연봉을 받고 있으면 월세 세금혜택도 있다.

 

마침, 그 즈음하여 빌라의 전세사기 뉴스도 터지면서 ‘이 가격에 전세에 들어가면, 나중에 매매가가 전세가 밑으로 떨어지면 어떻게 하지?’라는 심리적인 요인도 월세로의 수요 전환을 더 부추겼다. 쉽게 말해 전세에서 월세라는 대체재로 많은 사람들이 빠른 속도로 이동을 했던 것이다.

 

아래는 부동산원 통계시스템의 서울,경기 월세 가격 지수이다.

 

 

아파트 세입자는 다른 탈출구도 있었다. 바로 오피스텔 중에서 전용면적이 꽤 큰 아파텔(아파트 형태의 오피스텔)과 빌라로의 이동이다. 이들도 훌륭한 대체재가 되었다. 고금리라는 소나기를 잠시 피하면서 청약 혹은 매수대기를 하면 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지만, 닫힌계에서 사람이 연기처럼 사라질 곳은 없다. 비나 바람처럼 의, 식, 주 없이 살 수 없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라지지 않고 대체재로 도피할 뿐이다.

 

또 다른 대체재도 있다. 낮은 보증금 혹은 더 낮은 월세를 내는 대체지로 이동을 할 수 있다. 불행하게도 안 좋은 일은 겹쳐서 일어나는 법이다. A는 학군지라서 절대 떠나고 싶지 않아하고 신규 수요가 늘 있다. B는 중위 아파트로서 돈되면 좀 살고 싶다는 곳이라면, B에서 C로 많이 이동하다 보면결국 대부분의 중위 가격의 아파트들은

하락을 면치 못한 것이다.

 

네이버 검색어 트렌드 (전세 vs. 월세)

 

이런 식으로 시류에 따라 자유롭게 사는 것이 스마트한 거주 방법이라고 생각하신다면 그렇게 해도 괜찮다. 그런데 어떨 때는 전세로 이익을 누리지만, 어떨 때는 전세 난민으로 거주가 불안정하다면 그것이 진정한 자유인지 의문이다.

 

시장에서는 옵션이 많은 사람이 유리한 편이다. 집을 가진 사람은 집에 거주하거나, 전세를 주거나, 월세를 주거나 혹은 공실로 둘 수도 있고 매도도 할 수 있어 5개의 옵션을 가지고 있는데, 세입자는 전세가 만기되면 당장 기간 내에 집을 구해야 한다. 임차인으로서, 만약 시장이 다시 급변하여 전세나 월세가 동시에 부족하게 되면 다음

에는 그 손해를 맞을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번 경우를 보니, 아파트 소유자도 조심해야 한다. 너무 가혹한 전세금이나 월세를 받으면 결국 그 임차인은 늘 대체재를 찾아 이사할 준비를 하고 있을 수도 있다. 이를 어기고 욕심을 부리면 2022년 같은 상황이 생길때, 내가 어렵게 마련한 아파트를 시장에 뺏길 수도 있다. 다음 전세입자를 못 구하고, 현 전세 보증금을 내어줄 돈이 없다면 집을 매도할 수밖에 없는 상황 말이다. 그러니,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적정 수준이 좋은 것이라 생각한다.